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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정 트리오의 어머니가 말하는 아이 재능 살려 큰 사람으로 키우는 법

동아일보,CMI | 2005/11/07

세계적인 음악 가족 정 트리오의 어머니 이원숙 씨가 자녀 교육법에 대한 책을 펴냈다. 정명훈과경화, 명화 외에도 명소(플루티스트), 명근(CMI 대표), 명철(전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 명규(의사) 등 7남매를 훌륭하게 키워 낸 그녀의 자녀교육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녀를 교육시킬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부부의 의견 조율이에요. 대부분의 부부가 아이를 키우면서 충돌하는 일이 많은데, 저희는 아이들 앞에서 다툰 기억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자녀들 앞에서 남편이나 아내를 비난하고 무시하는 행동은 꼭 피해야 합니다. 때때로 아이를 혼내는 배우자에게 사소한 문제로 왜 애를 다그치느냐며 화를 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럴 경우 부모의 권위와 신뢰를 잃기 마련이죠. 그런 모습을 보면 아이는 자기가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끼게 되므로 서로의 양육태도에 불만이 있으면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의견 조율을 하세요. 그렇다고 무작정 엄하게 아이를 대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아요. 한쪽이 야단을 칠 때 다른 한쪽은 잘못을 지적하면서 품어주어야 부모를 어려워하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지 고민하기 전에 부모로서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일곱 아이를 키우면서 전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실수를 야단치지 않는다, 함부로 칭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어요. 때때로 성적이 오르면 뭔가를 해주겠다고 말해 놓고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부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태도에 실망하고, 신뢰하지 않는 일까지 벌어지거든요. 또 하나는 야단쳐야 할 때와 덮어주어야 할 때를 구분하라는 거예요.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야단을 쳐야 하지만 실수했을 경우에는 슬쩍 넘어가 주거나 격려를 해주세요. 실수한 것만으로 기가 죽은 아이가 야단을 맞으면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의욕까지 잃을 수 있거든요. 하나 무턱대고 아이를 칭찬하는 일도 그다지 좋은 태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칭찬은 아이를 격려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우쭐하게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칭찬할 때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했다고 얘기해 주어야 아이도 부모의 칭찬에 수긍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요.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물 속에 집어넣고 수영을 가르친다고 해도 나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수영선수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으로는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제가 아이들을 키울 때는 ‘조기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어요. 저 역시 조기교육을 시키겠다고 작정한 것도 아니었고요. 광복 직후 시장에서 장국밥 장사를 시작했는데 시장 근처에 살다 보니 주변 환경이 아이들에게 그다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바르게 자랄 수 있는 방법을 찾다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피아노 선율은 왁자지껄한 시장 소음을 벗어나는 데 좋을 것 같았거든요.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피아노 한 대를 빌려다 놓은 후 아이들에게 레슨을 시켰어요. 되도록 자주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선생님을 매일 오시게 하고, 레슨시간에는 옆에 붙어 앉아 연습하는 것을 바라보았죠. 그러다 6·25가 터지게 됐죠. 하지만 아이들이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재능도 보이는 터라 중단했다가는 흥미를 잃거나 때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피난길에 피아노를 싣고 갔어요. 참 극성이죠?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그보다 더한 일인들 못하겠어요? 물론 아이들이 모두 피아노 치는 것을 즐긴 건 아니에요. 경화는 두 돌 때부터 몇십 곡의 노래를 음정 박자를 딱딱 맞춰 부르곤 했는데 이상하게도 피아노엔 취미를 붙이지 못하더라고요. 선생님이 놀라운 재능이 보인다고 칭찬하던 명화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도 채근하지 않고 레슨을 시키면서 음악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어요. 아이들에게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를 주다 보면 언젠가 도약하리라 믿었거든요. 방학 때 해수욕장으로 갈 때면 선생님을 모시고 가 현지에서 피아노를 빌려서 레슨을 거르지 않게 하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휴가를 보내면 차에 시동을 걸어 발전시켜 불을 켜놓고 연습을 시켰어요. 이런 저를 보고 극성 어머니라 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음악적 재능이 엿보이지 않았다면 그렇게 열심히 레슨을 시키지 않았을 거예요. 정서 발달을 위해 시작한 음악교육이었지만 재능을 발견하면서 그 부분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고, 그러다 보니 극성을 떨게 된 것뿐이죠. 전 아이들에게 조기 음악교육을 시키면서 가능하면 일찍 시작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어릴 때부터 성실성과 바른 습관을 익히게 해주거든요. 하지만 조기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의 문제 아닐까요? 아이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가르치려 드는 것은 진정한 조기교육이 아니죠. 정서적인 차원에서 다가가 다양한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 안에서 재능이 발견된다면 그때부터 집중적으로 교육을 시켜 보세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아이라도 기회를 만나지 못하면 그 재능을 발휘할 시기를 놓치게 된다. 아이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는 불가능하므로 최대한 기회를 만들어 주면서 많은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이 모두 피아노 치기를 즐겨한 것은 아니었어요. 명근이와 명화, 경화는 실력은 향상되었는데 그다지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음악공부를 계속시키려면 맞는 악기를 찾아줘야 한다는 생각에 바이올린 레슨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명화는 바이올린도 그저 그랬나 봐요. 그러다 우연히 함께 악기점에 갔는데 첫눈에 첼로를 마음에 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당장 사주고 레슨을 시작했죠. 그랬더니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각종 음악 콩쿠르를 휩쓸더군요. 만약 명화가 피아노와 바이올린에 취미를 붙이지 못함에도 불구 그동안 가르친 시간이 아까워 계속 고집했다면 아마 음악적 재능을 살려주지 못했을 거예요. 자녀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면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행동을 세심하게 살펴보세요. 명심해야 할 것은 부모의 욕심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예체능이나 공부와 관련된 분야의 사교육을 시키며 소질을 발견하길 원하는 사람이 많지만 모든 아이가 그쪽 분야에 소질을 보일 수는 없어요. 부모의 욕심을 접고 객관적으로 아이를 바라보세요. 전 아이들에게 기회가 다가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했어요. 모든 연주회를 빠짐없이 챙겨 보게 했고, 아이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오디션 기회도 많이 만들어 주었죠. 또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학교만은 좋은 데를 보내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들이 미국으로 건너간 후 형편이 좋지 않아 공립학교에 보냈는데 하루는 명규가 왜 사립학교에 안 보내주느냐고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아이를 데리고 시애틀에서 가장 좋다는 사립학교를 찾은 적이 있어요. 목돈이 없어 한 학기씩 학비를 낼 수 없는 사정을 설명하고, 한 달에 얼마씩 나누어 내겠다고 교장과 담판을 지었죠. 학교에서는 정성에 감탄했는지 승낙을 했고 아이는 신이 나서 학교를 다니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극성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력이 당치 않은데 억지로 집어넣으려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주기 위한 극성이었다고 생각해요. 또 전 흔히 말하는 일류학교를 고집한 것은 아니에요. 아이에게 적합한 학교가 최고의 학교라 생각했죠. 후에 명훈이가 줄리아드 음대 대신 매너스 스쿨을 택했을 때도 아이의 선택을 믿어줬답니다. “재능을 발견하고 일찍 계발케 하는 것, 여기까지가 부모의 몫이라면 그 재능을 평생의 반려로 삼을 것인가의 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다 보니 많은 부모들이 제가 얼마나 연습을 시켰는지 궁금해하세요. 하지만 전 연습을 강요한 적이 없어요. 괜히 음악을 멀리할까 걱정됐거든요. 교육을 일찍 시작하는 것과 서둘러 시키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잖아요. 대신 전 고된 훈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체력을 길러주고, 매일 꾸준히 연습하는 습관을 길러줬어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전쟁 때도 죽을 쑤어 먹이지 않았어요. 쌀이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거든요. 또 보기 좋은 체격과 체력을 위해 수영과 무용을 가르치고, 잠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맘만 먹으면 바로 잠을 잘 수 있는 훈련도 시켰어요. 꾸준히 연습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기도 했죠. 스스로 하도록 만들기 위해 좋아하는 영화구경을 자주 보여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책을 좋아하는 명근이에게는 레슨에 가게 되면 기다리면서 읽으라고 재미있어 하는 책을 들려 보냈어요. 사실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생으로 택하는 것은 본인입니다. 서운하고 아쉽더라도 아이들이 ‘노’라고 의사표현을 하면 받아들이세요. 아이들 중 가장 음악적 소질이 뛰어나다고 평가되던 명철이가 사람들 앞에서 떨면서 연주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좋다는 말을 했을 때도 미련 없이 아이의 선택을 받아들였어요. 명근이가 바이올린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도 별말이 없었죠. 트럼펫을 공부한 명규가 의대를 가겠다고 했을 때도, 또 하버드 의대를 바랐지만 워싱턴 의대를 가겠다고 했을 때도 고개를 끄덕여줬죠. 경화가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입상을 하고, 1년에 100회가 넘는 연주여행을 다니며 정상의 음악가로 우뚝 섰을 무렵이었어요. 한번은 밥을 먹다 말고 엉엉 우는 아이를 보고 당장 바이올린을 그만두자고 했어요. 자신을 위해 바이올린을 해야지 바이올린을 위해 연주를 한다는 건 안 될 말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반응이 의외였는지 경화는 울음을 멈추더니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들더군요. 아이가 깊게 생각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랐지만 선택은 아이의 몫으로 남겨뒀어요. 어떤 결정을 내리든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었거든요. 그 후로 경화는 연습에 몰두하더니 그만두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더군요.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예요. 저희 7남매가 모두 자신이 원하고, 또 남들이 인정해 주는 자리에 오르자 사람들은 아이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나 봐요. 하지만 사실 저희 아이들도 실수하고 말썽도 피웠어요. 다만 전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켜도 끝까지 아이를 믿고 대범한 마음으로 대처했죠. 이 세상 많은 부모들도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자녀의 적성을 파악하고, 재능에 걸맞은 기회를 열어주고, 그들의 선택을 지지해 준다면 반듯한 성품과 건강한 몸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가 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