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전문의가 말하는 ‘7세 취학’ 1~2월생 자녀 취학 연기 신중해야”;
기자/기고자 : 한미애 | 2004/09/10늘 이맘때가 되면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 첫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설렘과 기대와 한편 두려움으로 마치 자신이 다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양 약간은 들뜬 마음으로 신학기를 준비하게 된다. 특히 1~2월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아이들보다 키도 작고 체중도 적고 아직 어리고 철없고…. 여기저기 물어보고 한 해라도 먼저 학교를 보내본 옆집 엄마에게 조언도 구해가며 고민하다가 결국 소아과를 찾아와 취학연기를 위한 진단서를 요구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지능 박약(IQ 68 이하)이 없는 한 정규적인 학교 수업을 수행하지 못할 질병은 없다고 보면 된다. 혹 심장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다 하더라도 격렬한 체육활동만 주의한다면 정규 수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좀 작거나 체중이 덜 나간다는 것이 취학연기의 사유는 되지 못할 것이다. 취학을 연기하려는 이유는 어떤 질병이나 신체적, 정신적 발달 지연이라기보다는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일종의 집착일 가능성이 많다. 혹 다른 아이보다 뒤지지 않을까, 그래서 기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없는 병을 지어내 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집안에서는 비록 어리고 철없이 보이는 아이일지라도 내 자식을 좀 객관화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집이 아닌 유치원이나 친구들, 선생님들과의 대화나 활동을 지켜본다면 깜짝 놀랄 수도 있다. 1~2월생을 학교에 취학시키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의 일이고 그런 정책을 시행하기까지는 많은 전문가들의 연구와 검증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 병원에 오는 아이들을 지켜보면 첫 한두 달, 길게는 한 학기만 지나면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사실 길다면 길 수도 있는 인생에서 1년이란 별것이 아닐 수도 있고, 또 의외로 소중한 시간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인생 자체는 부모의 것이 아닌 아이들의 것이 아닐까. 일단은 아이들을 믿고 격려해주는 것이 아이들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나 자신감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